스튜디오 백오다시십

농사펀드@서울먹거리창업센터

농사펀드@서울먹거리창업센터

FarmingFund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입주기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입구

 

농사펀드 FarmingFund @ 서울먹거리창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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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음식들이다. 하얀 눈밭 아래 숨어있던 배추를 넣은 따끈한 국물, 산에서 직접 주운 밤으로 만드는 설탕 조림, 포슬포슬한 감자빵과 아카시아 꽃 튀김. 그리고 만드는 데 며칠이 걸렸지만, 친구들과 몇 시간 만에 다 비워버린 막걸리까지. 하지만 가장 먹고 싶었던 건, 통통한 팥까지 얹은 알록달록한 무지개떡이었다. 모락모락 허연 김이 나는 떡을 통째로 찜기에서 꺼내는 순간에는 정말 화면 속에 뛰어들고 싶었으니까. 케이크처럼 세모꼴로 한 조각 잘라서 접시에 담고, 작은 스푼으로 꾸욱 눌러 한 입 먹을 때… 나도 모르게 ‘꿀꺽’하는 소리를 냈다. 너무 먹고 싶다. 대체 저런 떡은 어디서 먹을 수 있을까.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 내가 시골집에서 직접 만들 수 없다면, 믿을 수 있는 생산자를 찾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마 그 분들과 가장 친한 회사는 농사펀드일 것이다. 제주 레몬, 지리산 야생 두릅, 동해 백골뱅이, 콩잎 장아찌, 봄맞이 노지 냉이 같은 귀한 먹거리만 모여 있는 농사펀드. 먹거리 하나하나에 사연을 담아 이야기 농사를 짓는 농사펀드 사람들을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났다.

 


농사펀드의 새로운 워크스페이스 방문기

 

(라운지에 들어서자마자 올리브유에 볶은 마늘 향이 났다)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공유오피스는 처음이에요. 여기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는 일상인가요?

오픈키친 두 개가 라운지 한가운데에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죠. 입주기업들은 거의 매일 오픈키친을 활용해요. 레시피와 상품을 개발하고, SNS에 공유할 사진·영상 콘텐츠도 여기서 촬영합니다. 음식이 있는 네트워킹 행사도 자주 있어요. 저희 농사펀드에서도 ‘농부의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식사 모임을 진행했어요. 농사펀드의 팬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생산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였지요. 농부들과 함께 식사하며, 식자재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희 농사펀드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은 내가 먹는 농산물을 누가 재배했는지 알고 싶어 하세요. 그리고 생산자들은 내가 기른 농산물을 누가 먹는지 알고 계실 때,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세요. 그래서 ‘농부의 밥상’ 모임이 더욱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음식 냄새가 가득한 라운지가 익숙해요. 수시로 요리하고, 다같이 맛을 보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먹거리창업센터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만 저희 농사펀드에 있기도 해요 🙂

FarmingFund

농사펀드가 주최한 ‘농부의 밥상’ 서울식품안전뉴스 웹진

농사펀드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어떻게 입주하게 되었나요?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가락몰 안에 서울먹거리창업센터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주변에서 추천했어요. 농사펀드와 잘 맞는 공유오피스가 열렸다면서요. 저희도 욕심이 나서 입주신청서부터 사업계획서, 발표 PT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했고 심층 면접까지 거쳤어요. 센터에서 입주기업을 여러 번 모집했는데 1차 모집에서는 경쟁률이 5대 1, 2차 모집에서는 9대 1, 3차 모집에서는 10대 1 이었을 만큼 인기가 많아요.

농사펀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경진대회(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구글캠퍼스 공동주최)에서 대상을 받은 경력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꾸준히 열심히 해 온 것을 더 좋게 봐 주셨다고 생각해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최대 입주 기간은 2년인데, 벌써 절반이 지나갔어요. 남은 1년 동안 많이 성장하고 떠나고 싶어요.

FarmingFund가락시장역 2번 출구와 이어지는 가락몰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일하는 최대 장점은 무엇일까요?

업무공간과 필요한 가구를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어요. 엄청난 장점이죠. 하지만 더 좋은 점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옆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각자 프라이빗 오피스가 있지만, 라운지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 최근에 팜메이트를 같이 시작한 푸마시도 여기 입주기업이에요. 저희 농사펀드에 먹거리를 공급하는 농가에서 갑자기 일손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시면, 저희가 얼른 푸마시에 부탁할 수 있는 거죠.

*팜메이트 farmate.kr : 생산자, 활동가를 이어주는 공유농업 공동체. 생산자의 농장을 소비자와 공유해, 서로의 신뢰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참여로 소비자는 먹거리 불안을 해소하고, 생산자는 추가 소득과 새로운 유통채널을 기대할 수 있다. 2월 말, 영화 리틀포레스트를 함께 보며 팜메이트를 소개하는 설명회&네트워킹 모임이 있었다. 경기도와 농사펀드, 이암허브, 슬로푸드코리아, 푸마시가 함께한다.

그럼 아쉬운 점은 없으세요?

농수산물 시장이 바로 옆에 있는데, 협업 프로젝트를 아직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아무래도 여기 시장에 나오는 농산물은 유기농보다는 관행농, 소규모 농가보다 대규모 농가에서 온 것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농사펀드에서 농약과 비료를 가득 치는 관행농의 농산물은 취급하지 않아요. 유기농이나 적어도 저농약 농산물을 자기 고집대로 가꾸는 소규모 농민들을 더 많이 만나고,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물론 겨울 대방어 사냥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생산자 박갑순 대표님도 소비자도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저희가 준비한 10마리가 전부 매진되었고, 언제 대방어 프로젝트를 다시 하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예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안에 있는 동안 농수산물 시장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자주 진행하고 싶어요.

오픈키친 3개와 제빵까지 가능한 제품개발실, 대회의실과 세미나실 등의 공간 구성은 좋아요. 가끔 오픈키친과 이어진 라운지에 행사가 진행될 때는 조금 어수선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업무는 프라이빗 오피스에서 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아쉬운 점이라고 하니 생각이 났어요. 가락몰 2관은 괜찮은데, 1관은 지하철이 지나갈 때마다 진동이 엄청나요. 회의 하다가 빔프로젝터의 화면이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면 상상이 되세요? 그래서 다들 1관보다 2관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FarmingFund농사펀드의 프라이빗 오피스

FarmingFund탐나는 주방 살림

FarmingFund오픈키친 사용 후에는 정리정돈 필수

농사펀드는 이야기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맞아요. 저희가 하는 일은 통역이 아닐까요? 생산자들은 정말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국내 유일한 방법으로 발효곶감을 만드시는 분이 계세요. 저희도 먹어보고 너무 감탄해서 저번 설 선물로 추천을 많이 했어요. 이창순 생산자님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갖고 계세요. 심지어 직접 황토집 짓는 이야기를 꾸준히 페이스북에 올려서 팬이 늘어나는 바람에 황토집 민박까지 운영하고 계시죠. 그런데 모든 생산자가 이렇게 해야 할까요? 또는 할 수 있을까요? 많은 분에게 여전히 인터넷과 SNS가 어려워요. 고된 농사일로 몸도 마음도 지쳤는데, 언제 예쁘게 사진을 찍고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하겠어요. 각자 잘하는 일을 해야죠. 생산자가 다른 걱정 없이 농사만 지을 수 있게 해 드리고 싶은 게 저희 마음이에요.

FarmingFund입주기업의 맛있는 제품들

 

전국의 맛있는 음식은 다 받아서 먹어보는 농사펀드 사람들. 그리고 현장에 출동해서 좋은 사진과 이야기를 담아온다. 그런데 생산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종종 농사펀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아는 것 다 가르쳐 주고, 물려주고 싶다. 나 대신 이 일을 계속해주기만 하면 좋겠다.
나는 앞으로 몇 년 밖에 더 못 할 텐데, 이렇게 끝나는 게 너무 서럽다.”

2017년 기준, 전체 농가 인구는 250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이다. 농사펀드에서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생산자들의 건강을 항상 염려한다. 고집스럽게 지켜온 농업 기술과 음식 손맛이 금세 사라져 버릴까봐. 농사펀드와 팜메이트가 할 일이 너무 많다.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