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도시, 그리고 디지털노마드의 천국 바르셀로나

낙천적인 사람들과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 있는 도시를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

 

바르셀로나에 갔다. 안토니오 가우디, 호세프 푸이그 카다팔치, 루이스 도메네크 몬타네르 등의 훌륭한 건축가의 작품을 감상하기도 바쁜 도시에서 굳이 코워킹스페이스를 찾아갔다. 서울의 1/6 크기의 도시에 코워킹스페이스가 300개 이상 있다는 게 신기했고, 공간 하나하나에 어떤 매력이 있어 사람들이 모이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 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세계의 노마드들이 평가한 바르셀로나 Barcelona NomadScore from NomadList.com

바르셀로나는 Cost of living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5점 만점 기준 평점 4.55점으로 953개 도시 중에서 현재 4위에 있다. (몇 주 전, 내가 방문을 준비하며 리스트를 확인했을 때는 2위였다. 그 사이를 방콕과 푸켓이 차지했다) NomadList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 한 달 동안 생활하는 비용을 3,000달러 정도로 예상한다. 발리 또는 태국의 다른 도시에 비하면 몇 배로 비싸지만, 유럽의 다른 도시에 비하면 무난한 편이다. 그리고 여기 항목에는 없지만, 바르셀로나에는 지중해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고 긍정적이다. 음식은 저렴한테 맛있고 건강하다. 자신이 일하는 장소를 직접 선택하는 원격근무자,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도시 답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방문 준비하기

 

한때 바르셀로나에는 코워킹스페이스가 300개 이상 있었다고 한다. 물론 세계적으로 코워킹스페이스와 사용자의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의 1/6 크기인 도시에 이렇게 많은 코워킹스페이스가 필요할까? 과연 ‘코워킹 버블’이라는 말이 나올 법 하다. 그리고 길지 않은 바르셀로나 일정에서 어디를 먼저 방문할 지 결정해야 했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바르셀로나의 코워킹스페이스 지도 Barcelona Coworking Spaces Map from PlacesToWork.net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방문을 위해 많은 자료를 확인했다. 아래는 그중에서도 특히 도움이 되었던 뉴스 기사와 웹사이트 목록.

  • www.coworker.com : 전 세계의 6,709개의 코워킹스페이스가 등록되어 있다. 유럽에는 2,477개, 스페인에는 433개, 그리고 바르셀로나에는 71개가 있다. 참고로 서울은 38개.
  • workfrom.co : 바르셀로나는 Top20 도시 리스트의 마지막에 있다. 등록된 코워킹스페이스는 99개. 하지만 인터넷이 원활한 카페, 레스토랑, 도서관 등을 제외하면 12개로 줄어든다.
  • barcelonanavigator.com : 바르셀로나의 작은 음식점부터 공연, 호텔 등에 대한 살뜰한 리뷰가 있다. 2018년 1월 2일 기사에서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38개를 소개했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방문 이전

 

방문할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리스트를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공간 하나하나가 다른 매력이 있어 보여서 더 그랬다. 특히 베를린에 본사가 있는 프리랜서 네트워크 위랜스 welance의 바르셀로나 지사는 꼭 방문하려고 했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임팩트허브 IMPACT HUB와 바르셀로나의 임팩트허브의 공간은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최근에 문을 닫았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임팩트허브 바르셀로나 지사 페이스북 페이지의 마지막 글 www.facebook.com/hub.barcelona/

몇몇 코워킹스페이스는 사전 예약 없이 방문해도 공간을 둘러보거나 당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방문 전에 담당자에게 메일을 먼저 보냈다. 간단한 내 소개와 관심사, 방문하고 싶은 이유, 그리고 인터뷰 내용과 사진을 정리해서 한국어로 글을 쓸 예정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샘플 글을 첨부했다. 코워킹스페이스마다 “어떤 이유로 방문하고 싶으며, 무엇을 보고 싶다”는 내용을 다르게 작성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방문 요청 메일을 보낸 다음에는 어쩐지 떨리는 마음이 되었다. 만약에 모두 거절하거나, 답장이 한 곳에서도 안 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런데 하루 정도 지나자, 환영하는 답장이 하나씩 순서대로 도착했다. 그제야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방문할 날짜와 시간을 정해서 구글 캘린더에 채워 넣었다. 이제 정말 바르셀로나에 갈 준비가 된 것 같다.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방문 이후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MOB에 선물하고 싶어서 서울에서 들고 간 치즈 초코파이. 마침 파이데이(3월14일) 바로 다음날이라 서로 더 즐거워했다 🙂

바르셀로나에 머무는 동안, 6개의 코워킹스페이스를 방문했다. 대부분 서울에서 온 손님을 친절하게 환영해 주었다. 자랑스럽게 공간을 보여주고, 아낌없이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코워킹스페이스를 며칠이든 마음껏 사용해보길 권했다. 만약 내 일정이 더 길었다면, 최소 일주일씩은 각각의 코워킹스페이스로 출근했을 것이다.

미리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정을 정했지만 제대로 인터뷰를 못 한 장소들이 있다. 약속 당일 담당자가 갑자기 병가를 내서 방문하지 못한 경우, 갑자기 담당자가 급한 일정으로 자리를 비워서 나 혼자 공간을 둘러본 경우, 그리고 아름다운 인테리어 사진에 반해서 찾아가 보니 지하 특유의 큼큼한 냄새와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깜짝 놀라서 오래 머물지 않은 코워킹스페이스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공간을 보여주면서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던 매니저도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바빠 보였던 매니저 덕분에 그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게 남지 않았다.

 

크리에이티브 넘치는 워크스페이스

 

사실은 짧은 일정 동안 코워킹스페이스에 너무 많이 간 것 같기도 하다. 바르셀로나에는 좋은 미술관과 멋진 건축물이 가득한데, 충분히 다 못 보고 와서 아쉬운 걸 보면. 하지만 크리에이티브 넘치는 워크스페이스와 바르셀로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코워킹스페이스에 있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보다, 바르셀로나 특유의 분위기에 반해서 눌러앉게 된 사람들이 많아서 더 그랬다.

 

만약에 바르셀로나에 다시 가면, 일하게 된다면 어떨까? 어디가 가장 좋은 워크스페이스일까? 나는 어느 코워킹스페이스를 선택해서 어떤 커뮤니티에 있고 싶은지에 대해 행복한 고민을 했다. 그 선택에 따라 바르셀로나의 삶이 아주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


 

바르셀로나 코워킹스페이스
무엇보다 그리운 건 바르셀로나의 파란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