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백오다시십

Make a WISH Archiv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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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컴퍼니를 위한 수납공간 만들기

디자인팀은 선반이 필요한데 대회의실은 선반을 없애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현실세계도 스케치업처럼 간단하게 복사/붙여넣기/회전이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전면 철거가 아닌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 유리벽 안쪽은 어떻게 생겼을까? 마음 같아서는 당장 유리벽을 뜯어보고 싶지만, 아직 여기에서 일하고 있는 회사가 있으니 짐작만 해 본다. 지금 칠판으로 쓰고 있는 유리벽 대신 수납공간을 만들면 딱 맞겠다.

반전이 필요해. 디자인팀의 유리벽과 대회의실의 선반벽

 

 

 

선반 하나하나 높이는 위시컴퍼니에서 주로 수납하는 화장품!을 참고했다. 스케치는 나도 쓰고 있는 클레어스Klairs 제품들. 큰맘 먹고 제작하는 만큼 낭비하는 공간이 1센티도 없게 만들고 싶어서 몇 번이고 미니미니님께 확인하고, 내가 갖고 있는 화장품 높이도 다시 재 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지주 선반으로 계획했지만, 현장 상황과 비용을 감안해서 선반 4개를 제작해서 집어 넣기로 결정했다. 선반 내부 높이는 마지막까지 계속 조정 과정을 거쳤다. 예쁘면서 많이 들어갈 수 있게!

그냥 때려 부수는게 훨씬 쉽지. 이런 건 손이 너무 많이 가서 힘들어.

그리고 공사 첫 날. 철거량이 상당한 만큼 소음과 분진이 장난이 아니었다. 유리벽을 해체하고 잘게 깨서 버리는 과정에서 나는 소음도 엄청나다. 혹시 다른 층에 피해라도 갈까 싶어 철거는 주말에 전부 마치기로 했는데, 새삼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제일 궁금했던 디자인팀 유리벽도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새로 만드는 수납공간의 밑바탕이 되는 부분인 만큼 주변 프레임은 상하지 않도록 미리 보양 작업을 하기도 했다. 부분철거는 힘들다 너무 힘들다 말씀은 하셨지만, 정말 신경써서 작업해 주셨다 🙂

유리벽을 제거했더니 예상하지 않았던 알루미늄 파이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건 기존 도면에 없었는데요…? 그래도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주변 프레임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전기톱으로 잘라냈다. 물론 파이프가 잘려나가는 소리는 엄청나게 시끄러웠다.

기존 자작나무 선반의 가로벽은 예상대로 본드로 시공되어 있었다. 무난히 철거 완료. 그 다음에는 내가 스케치업에서 그렸던 그대로 자작나무 선반의 세로벽을 파서 잘라낼 차례. 정말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는 작업이었다. 이건 철거가 아니라 거의 공예 수준이랄까? 또 이상한거 시킨다고 반장님의 원성이… 하지만 너무 깔끔하게 잘 해주셨다는 거. 만약에 이 부분에서 잘못 되었으면,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다. 믿고 맡길 수 있는 현장팀이 있어서 그저 다행.

수납공간 주변의 위아래 자작나무 합판은 떼어냈다가, 새로 구조재를 대고 다시 붙였다. 새로 합판을 사서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 기존의 다른 합판과 미묘하게 무늬나 질감 차이가 날 수 있다. 원래 있던 위치를 순서대로 기록해두고 제 자리를 찾아주었다.

이제 수납공간의 주변 프레임은 거의 완성. 현장도 점점 깨끗해지고 있다. 그리고 목공방에서 현장 실측을 나와주셨다. 제작하는 거대 선반의 높이와 색상, 마감재료와 방식을 다시 확인했다. 이제 선반이 예쁘게 저 안으로 쏙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며칠 뒤, 새하얗고 예쁜 거대선반 도착. 목수님들께서 직접 설치하고 수평 수직을 맞춰주셨다. 실컷 선반 만들어놓고 수평이 안 맞으면… 그것도 정말 생각하기 싫은 일이다. 그리고 선반 주변으로 프레임도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가셨다 🙂

그리고 위시컴퍼니가 이사한 다음 날, 미니미니님이 보내주신 사진. 이제 정말 수납공간 완성! 지금처럼 예쁘게 잘 사용해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