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백오다시십

커뮤니티 카페에서 커피 마셔요

커뮤니티 카페에서 커피 마셔요

커뮤니티 카페의 시작

인정해야 한다. 커먼테이블이 바로 집 앞에 있어도, 누군가는 5분을 걸어서 스타벅스를 가고 카페베네를 갈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크게 절망할 일도 아니다. 커먼테이블이 온 동네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크기도 아니고, 이 장소를 정말 아끼는 사람들이 와서 좋은 시간을 보내다 가면 되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나만 해도 스타벅스를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적당히 친절한 바리스타가 있어서 스타벅스 앱으로 결제를 하고 나면 예상한 만큼의 커피를 내놓는 스타벅스. 적당한 백색소음과 다양한 종류의 테이블과 조명이 있는 것도 좋고, 사람이 아주 많이 있어도 혼자 있고 싶은 기분이라서 좋다. 그렇다면 커먼테이블은 언제 가고 싶어질까?

란이씨 어서 와요.

나는 그녀가 보고 싶을 때, 라떼와 원두가 잘 있는지 궁금할 때, 카페에 어디 더 손 볼 것은 없는지 생각이 들 때, 나눠 먹고 싶은 쿠키가 있을 때, 너무 추워졌는데 괜찮은지 걱정이 될 때 커먼테이블에 간다. 어느 날은 단둘이 커피를 마셨고, 어느 날은 같이 공사한 사장님과 가서 새로운 프로젝트 의논을 몇 시간 하기도 했고, 언젠가는 혼자 갔는데 그녀의 친한 친구가 있어서 서로 인스타 친구를 하기도 했다.

 

🍓x🥛 #딸기우유 x #가오나시 예쁜만큼 #맛있어👍 @commontable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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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맘 붙일 장소 하나는 있어야지

나는 그랬다. 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마다, 그 집 자체도 마음에 들어야겠지만, 동네도 못지않게 중요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내 취향의 카페가 하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스타벅스에서는 자꾸 마주치는 사람이 있어도 아는 척을 할 수 없다. 지역마다 특색을 담아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고 굿즈를 만든다고 해도 그래 봤자 스타벅스 아닌가? 하지만 내 취향의 카페를 발견하는 순간, 삶의 질이 달라진다. 그 카페의 주인은 어딘가 분명 나와 통하는 구석이 있다. 이건 처음에 보는 순간 알 수 있다 물론 카페라면 음료가 맛있어야 한다. 주인이 자존심을 걸고 하나하나 준비한 메뉴를 맛봐야 한다. 본사에서 시즌마다 내려오는 레시피 같은 것 없이, 그 계절에 본인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재료로 만든 음료를 손님에게 내놓는 작은 카페. 물론 그 계절이 지나면 해당 메뉴도 사라진다. 그래서 바지런히 방문해줘야 한다. 사실 난 미각이 엄청나게 발달하지 않았는지 인테리어와 주인이 마음에 들면 음식도 맛있다. 그래서 이런 카페 한쪽에서 소품이라도 팔고 있으면 큰일이 난다. 대체로 취향에 맞을 확률이 너무 높아서, 그 선반 채로 사 들고 오고 싶어지니까.

단골카페의 소중함

이제 막 이사한 친구에게는 항상 근처에 단골 카페 하나 만들어두라고 한다. 너 그 동네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그럼 그 카페 주인 말 잘 들어. 그분이 가라고 하는 곳에 가서 밥 먹고, 빵 사고, 장도 보면 그 동네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될 테니까. 그러다가 동네 친구라도 한 명 생기면 더 좋고. 너 여행 갔을 때, 고양이나 강아지 밥 좀 챙겨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잖아. 그리고 혹시 집에서 못 같은 거 박아야 하는데 공구가 없을 때? 그럼 일단 그 카페 가서 물어봐. 아주 기본적인 연장은 다 있을 테니까. 아니면 적어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실 거야.

그러면 친구가 말한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런 카페가 세상에 별로 없어. 내가 이사간 동네에도 없는 것 같애. 네가 말하는 카페는 거의 도시전설 수준이라고.

손님들이 여기를 커뮤니티 카페라고 불러요

어느날 커먼테이블에 갔더니 J님이 그랬다. 사람들이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면서 #커뮤니티카페 라는 태그를 달기 시작했단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그 카페는 도시전설이 아닐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