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백오다시십

혜룡@스파크플러스 서울로

혜룡@스파크플러스 서울로

스파크플러스 서울로계단 한 층 아래에는 서울로 7017

 

혜룡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

혜룡의 브런치

 

한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제주로 출근을 했다.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점점 사람들이 나에게 제주에서 가봐야 할 곳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제주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낸 곳은 맛집이나 카페가 아니었다. 그건 바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안의 J-Space! 웬만한 카페보다 인테리어가 훌륭하고 WiFi가 빠른 곳. 그리고 내가 방문했던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서 만든 코워킹스페이스 중에서 관공서 느낌이 제일 적은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J-Space를 갈 때마다 재미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 제주를 찾은 디지털노마드들은 이곳에 전부 모여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J-Space가 좋은 코워킹스페이스였던 것은 아니다. 처음 보는 공간을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어대는 방문객이 너무 많았고, 회의실과 업무 테이블은 이런저런 기관 사람들로 가득했던 시기가 있었다. 점점 공간이 본래의 성격을 잃어갈 때, J-Space의 매니저 혜룡님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주 방문하던 스타트업 종사자와 디지털노마드를 찾아다니며 문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른 코워킹스페이스를 방문하며 운영 방식을 배웠고, 커뮤니티 매니저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물론 고민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나는 J-Space에 갈 때마다 혜룡님과 만나서 수다를 떠는 시간이 즐거웠고, 소개받은 사람도 많았다. 심지어 내가 제주에서 숙소를 구하지 못한 날에는 나를 재워주기까지 했다! 그랬던 혜룡님이 최근 제주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오픈 멤버로 합류했다. 혜룡님과 함께 한 푸릇푸릇한 서울로 7017 산책, 그리고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이야기.

 


 

혜룡님의 새로운 워크스페이스,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방문기

 

서울에서 만나니까 더 반가워요. 제주 워킹홀리데이를 마친 소감부터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제주에 계신 분들은 페이스북에 포스팅 할 때마다 여전히 저를 태그하세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 갔는데 제가 없어서 어색하다면서요. 그리고 제가 서울로 돌아왔다고 하니 제주에서 알게 된 분들이 얼굴 좀 보자고 연락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새삼 제주에 있는 동안 제가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저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안내데스크’ 업무에 지원해서 갔는데, 백화점 안내데스크와는 전혀 다른 일이었어요. 디지털노마드, 엔젤투자, 스타트업, 코워킹스페이스 등의 낯선 단어를 배우고, 해커톤에 참가했고, 웹 개발을 해보려고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책을 두 권 썼어요. 여러모로 2년을 알차게 보냈다고 생각해요. 여러모로 서울에서는 못 했을 경험이에요.

스파크플러스에서는 어떻게 일하게 되셨어요?

제주에서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막 돌아왔을 땐, 잠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서울에서 적응 기간도 필요했고 해외로 여행을 다녀올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요. 쉬면서 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냈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뭘까?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하면서요. 약 한 달을 생각해봤는데,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쉬는 동안에도 내 능력을 썩히는 것 같은 불안함이 있었어요. 제 경력을 내세워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중에서도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결국엔 스타트업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가르치는 일을 참 좋아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남들에게 제공하고 그 사람들이 나에게 감사함을 전해주었을 때, 저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같은 말로 내가 가진 어떠한 능력으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죠. 사람들과 많이 교류할 수 있고, 저 또한 성장할 수 있는 일은 ‘커뮤니티 매니저’였습니다. 서울에 코워킹스페이스가 참 많이 생겼어요. 커뮤니티 매니저를 채용하는 곳들도 많아졌죠. 여러 코워킹스페이스 중에서 ‘스파크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는 지인으로부터 이곳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죠. 그래서 이곳에 지원했고, 저의 경력을 인정받아 일하게 되었습니다.

스파크플러스 서울로멋진 풍경이 있는 프라이빗오피스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혜룡 x 커뮤니티

혜룡님이 생각하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무엇인가요?

커뮤니티 매니저는 담당하는 공간(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합니다. 시설장비, 청결 상태, 이용에 따른 모든 시스템 부분, 방문객 응대 등 말이죠.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멤버들의 코워킹을 돕는 일입니다. 멤버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뭔가 도움을 요청하면 커뮤니티를 활용해 해결하는 것이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도 하고,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 물어보면 의견도 말하는 파트너의 역할도 한답니다. 그만큼 저도 다방면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야 하기에 호기심 가득한 활동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선 커뮤니티 매니저에 대한 생각이 저랑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그냥 회사 안내데스크, 고객의 불평 접수대 같은 느낌이었죠. 사무실이 추워요, 더워요, 공기가 나빠요, 커피가 맛이 없네요, 여기 4인 사무실 얼마에요, 복사기 이용 어떻게 하지요? 라는 이야기만 주고받았어요(웃음). 그리고 업무 대부분이 멤버들의 컴플레인 접수 및 해결, 공간 시설 운영입니다. 제가 담당하게 된 서울로점이 인테리어 공사를 끝내고 오픈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커뮤니티보다는 시설운영 이슈 처리에 집중되어 있어요. 그래서, 빨리 그 이슈들을 정리하고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싶어요.

스파크플러스 서울로핫데스크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안내데스크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저는 혜룡님의 브런치에서 J-Space에서 했던 공간 실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어요.

* 혜룡님이 진행했던 실험: 테이블 배치 새롭게 하기, 오픈/클로즈 스페이스 구분하기, 조경 계획 등. 자세한 이야기는 Space Manager의 1년

저는 5살 때부터 발레를 했던 사람이에요. 20년 동안 춤에 푹 빠져있었죠. 그래서인지 공간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J-Space에 있으면서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지만, 공간과 건축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J-Space가 어떤 공간이라고 정의를 하고, 거기에 맞는 환경을 만드는 일 역시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는 사용자의 행동을 오랜 시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어디에 무엇이 필요한지도요!

공간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져서 혼자 책도 찾아보고,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특히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 컨셉 디자인 자료를 구해서 읽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공간 디자인을 하신 분은 이런 생각이 있으셨구나···. 하며 감탄했어요. 천장의 조명, 바닥에 그려진 선 하나하나에 전부 기획자의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제가 항상 일하던 장소가 그때부터 새롭게 느껴졌어요. 다른 사람들도 J-Space의 매력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이기도 해요.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오픈을 함께 하면서도 느꼈지만, 코워킹스페이스 사업에는 공간 관련 전문가가 꼭 있어야 해요.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웰컴존 Welcome Zone @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테이블 배치 테스트. Image from 혜룡의 브런치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커뮤니티공간 Adventure Area. Image from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혜룡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서울로점은 서울역과 회현역 사이, 대우재단빌딩 5층에 있답니다. 서울역과 가까워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좋고, 서울로7017과 연결되어 식후 산책하기 굉장히 좋습니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빌딩 숲과 높은 하늘, 알록달록 꽃. 일하면서도 나름 자연을 느낄 수 있어요. 퇴근 이후에도 명동이나 남대문 시장과 신세계백화점, 종로 등으로 이동하기 좋은 위치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 혹은 파트너사가 필요한 팀에서 서울로점을 주로 찾습니다.

그리고 강남과 다르게 이곳에는 작은 규모의 팀, 혹은 회사의 한 팀, 1-2인 기업이 많이 찾는데요. 한 공간에 어마어마하게 큰 기업들만 있으면 교류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렇게 작은 팀들이 모여있으면 소소한 교류가 있어서 다른 회사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1-2인 단기 이용문의도 잦아서 서울로점은 다른 지점과 다르게 오픈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원데이 이용권, 원데이노마드 프로그램 등을 추진계획에 있습니다.

혜룡님은 서울로점에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하세요?

외향적인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사무실 초기 구축비용을 절감한다는 면도 있겠지만, 다른 팀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아직 한국에서 코워킹스페이스의 인식은 저렴하고 편하게 잠시 사무실을 임대해서 사용한다 뿐이고 교류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큰 인원의 회사들이 들어오고 오직 일에만 집중하죠. 우리가 여행을 갈 적에 호텔을 가는 것과 게스트하우스를 가는 것은 차이가 있잖아요?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사람들 덕분에 여행이 더 즐거워지는 것처럼, 코워킹스페이스에서는 일이 즐거워질 수 있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코워킹스페이스의 매력을 알게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큰 회사보다 작은 기업들이, 혹은 노마드워커들이 이곳을 많이 이용하면서 서울로점이 허브 역할을 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혜룡님의 희망사항에 대해 듣고 싶어요.

사실 아직 스파크플러스에 합류한 지 한 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저도 적응하고 있어요. 제가 이곳에서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요! 그게 가능하도록 당분간 열심히 노력해볼거에요. 씨 뿌린다고 바로 싹이 올라오지 않잖아요? 이제 막 만들어진 땅 위에 씨를 심었어요. 열심히 물을 주고 관리하면서 싹이 자라나길 기다리겠습니다. 1년 안에는 이곳에 다양한 꽃이 피어날거에요!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많이 찾아주세요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핫데스크 @ 스파크플러스 서울로점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인큐베이터는 다양한 역할을 한다. 사무실 마련부터 각종 비즈니스 스킬을 익히게 도와주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새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혜룡’이라는 스타트업을 보살펴준 인큐베이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들은 회사를 마지못해 다니고, 잘리지 않을 만큼 일하면서, 그만 두기는 아쉬운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혜룡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일하는 장소를 사랑했고, 그곳에서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알베르 카뮈는 “노동하지 않으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은 삶을 질식시킨다.”고 했다. 지금 내가 영혼 없이 일하고 있다면, 그래서 인생을 낭비하는 기분이라면, 일하는 환경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어쩌면 일하는 태도가 달라질지도 모른다.